1. LA 시위의 발단: 대대적인 미등록 이민자 단속
이번 LA 시위의 시작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력한 단속 작전이었습니다. 지난 6월 5일부터 ICE 요원들은 LA 시내 의류 도매상가와 주거지역을 급습해 미등록 이민자들을 대량 연행했습니다.
단속 과정에서 체포자들의 손이 등 뒤로 묶인 채 압송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지역사회의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ICE는 "범죄조직 연루자 5명을 포함해 일주일간 총 118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지만, 한인을 비롯한 아시아계 이민자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불안감이 확산되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역대 최대 규모 추방 작전'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단속은 하루 평균 2000명 이상의 미등록 이민자를 체포하고 있어, 지역사회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 시위 확산과 충돌 격화
히스패닉계 이민자 비중이 높은 패러마운트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항의 시위는 빠르게 LA 전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시위대는 연방 구금센터 앞에 모여 "그들을 풀어줘라(Free Them Now)"라는 구호를 외치며 미등록 이민자들의 석방을 요구했습니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차량 방화와 고속도로 점거 등의 과격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에 ICE 요원들은 섬광탄과 최루탄을 사용해 대응했고, 현장에서 언론인을 포함한 여러 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상황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반란(insurrection)"으로 규정하며 군사적 개입을 결정했습니다.
3. 60년 만의 군대 투입, 그 의미는?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법전 제10편 조항을 근거로 주방위군 2000여 명을 LA에 투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 조항은 연방 정부 권위에 대한 반란이나 위협이 존재할 경우 대통령이 군대를 연방 소속으로 전환해 진압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주지사의 동의 없이 대통령 직권으로 주방위군을 동원한 것이 1965년 이후 60년 만이라는 사실입니다. 이전에는 1992년 LA 폭동 당시에만 유사한 조치가 취해진 바 있습니다.
미국 북부사령부는 LA 핵심 시위 지역 세 곳에 주방위군 300명을 우선 배치했으며, 이들에게는 비살상탄 사용 권한도 부여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현장 취재 중이던 언론인이 비살상탄에 맞아 부상을 당하는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4.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반응
트럼프의 군대 투입 결정에 대해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평화적 시위에 대한 과도한 무력 사용"이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개빈 뉴섬은 "연방 정부가 주 정부의 동의 없이 군대를 투입한 것은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며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법과 질서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트럼프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LA 시장 역시 "시민들의 정당한 항의권을 군사력으로 억압하는 것은 민주주의 가치에 반한다"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향후 전망과 파급효과
LA 시위 사태는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이 불러온 첫 번째 대규모 사회적 갈등으로 평가됩니다. 60년 만의 군대 투입은 연방 정부와 주 정부, 그리고 시민사회 간의 깊은 균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향후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유사한 시위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미국 사회의 이민 정책을 둘러싼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히스패닉계와 아시아계 이민자 공동체의 결속이 강화되면서 정치적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용어
ICE (이민세관단속국):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기관으로 미등록 이민자 단속과 추방을 담당
연방법전 제10편: 대통령이 국내 반란이나 폭동 진압을 위해 군대를 동원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주방위군: 각 주가 운영하는 예비군 조직으로, 평시에는 주지사 지휘 하에 있지만 연방화 시 대통령 직속이 됨
비살상탄: 고무탄이나 최루탄 등 치명적이지 않은 무기로 시위 진압에 주로 사용
ACLU (미국시민자유연합): 시민의 기본권과 자유 보장을 위해 활동하는 대표적인 시민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