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자 : 2025-03-24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제를 한 달 만에 다시 부활시켰습니다.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 집값이 빠르게 뛰자, 서둘러 규제를 재개한 것인데요. 동시에 정부의 입장 변화와 은행권의 움직임이 맞물리며 대출 환경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대출이 갑자기 더 어려워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앞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들, 특히 실수요자들도 규제의 불똥을 맞게 되는 건 아닐까요?
1. 토지거래허가제, 왜 다시 부활했나?
지난 2월, 서울시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에 대해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했습니다. 이 조치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한 완화 정책 중 하나였죠.
하지만 해제 이후 한 달도 안 돼 해당 지역의 매매가격이 급등하며 시장이 다시 과열 양상을 보이자, 서울시는 다시 한 번 해당 지역을 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 아파트는 해제 직후 전용 84㎡ 매물이 5억 원 넘게 호가가 올랐고, 계약도 이어졌습니다. 빠른 속도의 집값 반등이 정부와 지자체를 자극한 것이죠.
2. 정부, '금리 내려라'에서 '알아서 해라'로
이전까지 정부는 은행들에 대출금리를 낮추라며 압박해 왔습니다. 민생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죠. 그러나 최근 정부는 "갭 투자 등 투기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며 대출 규제 강화 방향으로 선회했습니다.
이러한 기조 변화에 따라 은행권은 실수요자와 투기 수요자 구분 없이 대출 문턱을 높이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다주택자, 법인 명의 대출자, 고가주택 보유자들에 대해서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낮추거나 금리를 인상하고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가 재지정되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 '시장 활성화'에서 '과열 억제'로 급격히 전환된 것이 대출 환경 변화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3. 은행, 스스로 대출 조이기 시작했다
정부의 명시적 지시는 없지만, 은행들은 "금융당국 눈치 보기"와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선제적으로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 하나은행은 다주택자에 대한 신규 주담대를 원칙적으로 차단
- 국민은행은 고가주택에 대한 금리 우대를 축소
- 신한·우리은행도 부동산 투자 목적 대출에 대해 내부심사 기준을 상향
한 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 말하지 않아도 메시지는 충분히 읽었다. 지금은 '보수적 관망 모드'다."라고 말합니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정부의 정책 기조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입니다.
4. 대출 실수요자도 불똥 맞을까?
문제는 이런 변화가 실제 집이 필요한 무주택자나 1주택자 실수요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당국은 "실수요자는 보호한다"고 강조하지만, 은행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대출을 조이는 중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 신혼부부나 청년층에서 대출 심사 탈락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30대 직장인은 서울 외곽에 있는 6억 원대 아파트를 구입하려 했지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조건 강화로 인해 대출이 줄면서 계약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이처럼 토지거래허가제 재지정이 부동산 투자자뿐만 아니라 실수요자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5. 추가 규제 가능성과 시장 불안감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대출 규제 방안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규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특히, 비규제 지역에 대한 허가제 확대나 LTV·DSR 요건 강화 등이 논의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전체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 더욱 위축될 수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의 재지정은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며, 금융당국의 후속 조치에 따라 부동산 거래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마무리: 지금 필요한 건 '선별적 규제'
토지거래허가제 재지정과 정부의 기조 변화로 인해 은행권은 빠르게 대출 환경을 보수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실수요자까지 규제에 묶이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 설계가 필요합니다.
향후 발표될 금융당국의 추가 조치에 따라 시장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어, 보다 정교한 대응이 요구됩니다. 투기 수요는 억제하면서도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꿈까지 어렵게 만들지 않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전문용어]
- 토지거래허가제: 일정 지역에서 부동산 거래 시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
- 갭 투자: 전세를 끼고 적은 자본으로 집을 사는 투자 방식
-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집값 대비 대출 가능 비율
-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연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